절정 절정(絶頂) -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츰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애송시 2010.12.21
꽃 꽃 - 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北)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約束)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 애송시 2010.12.21
십자가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애송시 2010.12.21
별헤는 밤 윤동주 /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는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 애송시 2010.12.21
서시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애송시 2010.12.21
목계장터 목계 장터 -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 애송시 201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