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백석의 모닥불

아침햇살로만 2016. 1. 16. 11:33

                      모닥불/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게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시집 사슴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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