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
자아의 경계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부수는 것은 고통스럽다.
씨앗이 태양 아래 햇살 받는 축복을 가슴으로 누리려면 자기 껍데기를 깨고 나오듯이, 우리 또한 그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매일매일의 경이로운 나날을 가슴에 신비로 간직하려거든 그대의 기쁨 못지않게 놀라운 모습의 고통스런 일들도 겪어야 하나니,
자연의 변화를 보고 우리는 늘 계절의 변화를 느끼듯이, 마음 속에도 계절의 변화가 자리함을 알게 되리라.
그대 한겨울 추위 같은 고난의 시간을 통하여 고요한 명경을 체험케 되리라.
그대가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그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고통은 그대 안에 거하며 그대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해 주는 쓰디 쓴 약이니라.
고요와 평온 속에서 고통이 가져다 주는 의미를 잘 이해하며, 고통의 쓴 약을 피하려 하지 말라.
왜냐하면 고통의 쓰라림이 견딜 수 없이 힘들어도, 더 부드러운 기쁨의 손길이 다가올 평안으로 그대를 안내하리니.
기쁨의 손길이 건네는 잔이 그대 입술을 태우는 술잔이라 하더라도,
그 잔 역시 도공 자신의 남 모를 눈물과 고통으로 얼룩져 빗어진 것임을 알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