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 시대에 더욱 절실해지는 독서
1. 들어가며
인간은 저마다의 행복을 꿈꾸며 그 행복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존재하는 인간의 수만큼 많은 가치가 있겠지만 인간은 인생관이 병들면 전부가 병들어 버린다. 도둑이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은 남의 집 담 넘는 궁리일 것이며 자선 사업가는 적절한 선행을 위해 몰두할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민족과 책을 무시하는 민족의 차이를 몽골리아의 울란바트라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울란바트라 거리에는 책방이라는 간판이 없다. 책은 학교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칼로 세상을 무릎 꿇게 한 징기스칸의 후예와, 책표지에 꿀을 발라 어린 아이가 핥아먹으며 책과 친해지도록 교육을 한 유대인의 후예들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현대인에게 있어 독서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볼 때다. 정보의 시대, 지식의 시대, 첨단 기술의 시대라고 명명되는 현대사회는 급속도로 빠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나 지식의 양을 소화하려면 책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21세기가 개성화의 시대, 감성의 시대, 창의력의 시대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첨단 기술의 대표작인 컴퓨터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기억을 대신해줄 뿐이다. 다양하게 부딪혀 오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지혜라고 본다면 독서를 통해 이 능력이 대부분 함양된다고 볼 수 있다. 독서의 개념과 목적을 살펴보고 독서지도자의 입장으로 독서지도의 의의와 독서지도교사의 역할을 기술하겠다.
2. 독서의 개념
한때는 독서가 그 사회의 기득권층의 전유물인 적이 있었다. ‘독서 계급’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회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선도하던 이 집단은 독서를 통해 선인의 도를 익히고 지도자로서의 품성을 닦았으며 고급문화를 창출하는 엘리트로서의 구실을 감당할 수 있었다. 또 과거제도가 생기면서부터는 높은 지위를 확보하는 필수적인 수단이 되기도 했다. 독서야말로 이들 특권층의 군위를 유지시키는 엄숙한 행위요, 자긍심을 고취하게 하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부터 독서의 개념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문화유산과 지식 및 정보가 일부 계층에 의해 독점될 수 없는 것이므로 책을 읽는 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의 것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 이는 인쇄술의 발달로 인한 책의 대량생산과 보급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독서의 개념은 인쇄술의 발달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특권층의 전유물로써 수단이 되었던 독서를 인쇄술의 발달 이전으로 본다면 그 후에는 다원화의 물결 속에 사회구성원간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정보수용행위의 수단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독서 개념은 인지심리학의 발달과 더불어 독서행위의 주체인 독자의 측면을 중시하게 되고 독자의 능동적인 사고과정이란 의미를 덧붙이게 되었다. 곧 독서란 글에서 의미를 도출해내는 해독과정이나 단순한 의미전달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독자가 자신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분석, 종합, 추론, 판단하는 주체적인 사고과정을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글의 행간을 읽을 수 있고 작가의 의도와 목적을 찾아내어 나름대로 판단하거나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독서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전통의 깊이만큼 풍부한 개념을 지니게 마련이다. 그것은 독서가 전대의 문화를 이어받는 전통적인 고급 문화행위며 한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사회적 통합의 필수수단이기 때문이다. 또 독자가 독자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고도의 지적행위인 동시에 작가와 의도된 대화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독서개념은 현대의 패러다임에 고정된 것이 아닌 얼마든지 변모될 여지가 있다.
3. 독서의 목적
독서의 목적에 관해 교과서에서 상투적으로 이야기할 때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서, 경험의 깊이를 쌓기 위해서, 학습의 바탕을 이루기 위해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 교양서적에서는 자연과 사회와 인간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아를 인식하기 위해서, 정서와 감성을 풍부히 해서 멋을 아는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선진국에서는 교육이 대중화되기 전부터 모든 교육과정에서 독서가 가장 중요한 학습 활동으로 자리 잡아 왔고 학교나 가정에서 독서가 교육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었다. 따라서 독서 지도는 학교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왔으며 학교의 교사는 물론 부모들도 자신의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의 독서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전통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60년대 이후 산업 사회의 변모되는 과정에서 대학 입시가 정부주도로 관리되고 입학시험 관리의 능률성을 내세워 채택된 객관식 출제 경향이 모든 시험의 방식으로 보편화 되면서 학습의 개념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초, 중, 고의 학교 교육은 대입 시험에 맞추어지고 단편적인 지식 암기수준에 머물게 된다. 반세기 가까이 계속된 독서 교육의 부재는 국민 대부분이 책을 멀리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았고, 현재 독서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어린 자녀들에게 적절한 책을 선정하거나 올바른 독서지도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전 국민이 독서를 생활화해야 하고 정부차원에서도 독서를 권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4. 독서지도의 의의
독자는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담긴 지식이나 사상이나 작가의 생각을 독해하기 위해 두뇌 활동을 하게 된다. 즉, 독자는 책을 읽은 과정에 작가의 의도와 목적을 찾아내기 위해 글의 행간에 감춰진 생각까지 읽게 되며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책의 내용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아형성에 필요한 지적, 정서적 자양분을 섭취하게 된다. 이 때 독자가 책의 내용을 분석, 비판, 종합, 추론하는 사고과정을 통해 지식이나 정보, 교양, 등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체득할 수 있도록 이끌고 도와주는 활동을 독서지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독서 활동의 주체가 독서 경험이 충분하지 못한 어린이 또는 청소년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지도 교ㅕ사가 개입하여 효과적이고 올바른 독서활동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5. 독서지도교사의 역할
첫째, 독서지도교사는 자신의 독서 체험을 사실대로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풍부한 독서량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신간 서적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둘째, 양서를 선택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독자는 발달 단계에 따라 적합한 내용의 책을 접할 때 싫증을 내지 않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가지며 독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독서지도를 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양서와 약서를 구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셋째,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독서 토의 활동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독서지도의 핵심적인 기술은 독서 토론의 원활한 지도와 독후감 쓰기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읽기와 쓰기는 개별 활동이지만 독서토론은 다수가 참여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독서 토론의 긍정적인 점은 구서우언이 읽는 과정에서 기억된 내용, 느낌, 의문점, 비판적 의견 등을 충분히 나누며 상호자극을 받게 되고, 더 깊고 넓은 사고의 세계를 경험하게 도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쓰기 능력을 배양시켜야 한다. 독서 감상문 쓰기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쓰는 것을 말한다. 책의 내용과 읽는 과정 중에서의 감동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서는 정직하고 잘 정리된 기록을 남겨 놓아야한다. 어린 시절에 좋은 책을 읽고 독후감으로 기록하는 습관은 어떤 교육과도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학습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사고력, 논리적 진술능력이 길러지고 인간다운 품성을 가꾸어 나가게 된다. 독후감아라고 틀에 박힌 형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택해서 자유롭게 쓰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독서의 생활화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21세기는 각종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지식의 생산이나 그 전과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지식의 수명이 매우 짧아지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지식의 홍수에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몇 년이 안 되어 쓸모없는 낡은 지식이 될 수가 있다. 새로운 지식을 능동적으로 습득하는 생활화가 필요하다. 독서가 바로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 나가며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질곡에 빠져 있는 동안에도 역사의 시계 바늘은 끊임없이 회전하여 21세기의 문턱을 넘었다. 지식 정보사회의 도래로 급변하는 세계와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간 경쟁 속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편적 암기 중심의 교육의 부정적인 면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분명히 똑똑하다는 것과 인간답다는 것은 다르다. 질주하는 문명의 이기 속에 적당히 교육을 받아 모두들 나름대로 똑똑해졌는데 문제는 똑똑함 그 자체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 시대에는 무식하다는 단어는 아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사람이 훌륭하다는 변별 기준도 바뀔 것이다. 다원화되는 세계 속에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자긍심을 가지고 다각도로 부딪혀오는 문제들을 헤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 열린 교육의 핵심에 독서교육이 자리한다고 볼 때 독서를 지도하는 교사로서의 자질함양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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