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연예인의 중극응원 여행단

아침햇살로만 2009. 4. 16. 22:29

혹시 말입니다. 예전에 학력위조 사건이 불거졌을 때 그에 연루된 많은 연예인들이 신정아나 운 탓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방송자제하는 모습을 보며 눈감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며 조금씩 잊었습니다. 그것 아니라도 새롭게 생겨나는 사건을 받아들이기만도 우리의 뇌는 늘 용량부족이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야 말았네요. 가뜩이나 경제 문제가 화두가 된 시점에 경제적으로 놀지 못한 그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유럽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중국에서 하룻밤에 150여 만원짜리 방에서 기거했다니 너무 심했습니다.

 

  우리 세 식구는 제작년에 9년만에 가족여행을 계획하며 중국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229000원에 4박5일간 4성급 호텔에서 조식은 뷔페를, 점심은 한식을, 저녁으로는 중국의 명성높은 음식(오리요리, 궁중요리 등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을 제공하며 친절한 관광까지 시켜주던 패키지였기에 우리는 두고두고 여행 잘 다녀왔다며 흡족해했답니다.

  

  오늘 친구와 만나 얘기하던 중 경제 얘기 한토막도 등장했습니다. 친구가 가물어서 어서 가을비가 와야지 큰일이라고 했고 저는 연탄걱정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이 가을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등록금을 못 내 학교에서 자살한 대학생 얘기로 발전했고 수혈과 생체실험용으로 자신의 몸을 병원에 제공해서 학비를 충당한다는 슬픈 대학생의 얘기를 친구가 보탰습니다.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를 생각해보려 했으나 내 머리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켜고 당신들이 세금으로 중국응원을 다녀왔으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악플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부작용으로 얼마 전에 생을 마감한 '아름다운 그녀 사건'에는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그러나 자신의 것을 내어 소외된 자를 돕는다는 연예인에게는 악플만 달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칭찬의 글이 더 달릴 것입니다. 자신의 자녀가 있음에도 일부러 심장이 약한 장애아를 입양해서 귀감이 되고있는 연예인에게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혹시 당신들이 인기있다 보니 공인이라고 생각하다 못해 우리와는 괴리감이 있는 귀족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아무리 그렇더라도 대중이 있기에 당신들의 존재감이 있다는 생각만은 절대로 버리지 마십시오. 단 한사람의 사랑조차 받지 못해 외로워하는 사람도 우리 주위에는 얼마든지 있답니다. 사랑도 빚입니다. 겸손함과 사려 깊은 자세를 보여주십시오.